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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책) 열하일기-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by ts_cho 2020. 4. 18.


열하일기-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고미숙 지음, 그린비 발간, 461쪽


내 속에 숨어있던 허무주의가 나를 흔들어 한동안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에 그림도 클래식 기타도 또 독서도 멀리하고

그냥 유투브에서  이런 저런 강의도 듣고 음악 듣고 산책하고 별로 노력도 없는 수동적인 삶으로 그렇게 시간이 지나간다.

제대로 의미 있는 일이랍시고 하는 일은 미국에 있는 외손녀가 학교도 안가니까 갑갑해 해서 Hangout으로 하루에도 몇시간씩 계속 같이 놀아주어 스트레스 해소시켜주는 일인데 그러다보니 나이 들어가는 인간의 존재 의미란 결국은 종족 보존이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본능적인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아무튼 그래도 하구한 날을 그냥 그렇게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니 능동적인 마음으로 내게서 멀어졌던 것들 하나 둘 시작하기로

하고..


우선 독서.

열하일기..1780년 정조4년에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잔치 축하 사절단을 따라 가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책인데 연암의 삶과 사유가 종횡무진으로 구사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책.

저자 고미숙은 일전에 " 이 영화를 보라" 라는 책을 보고 쓴 글에도 언급한대로 글을 매우 독특하게 쓰는 작가인데

2001년 열하일기을 만나고 2003년 열하일기의 여정을 따라 중국 여행을 마친 후 그녀가 느낀 소회를 기록한 책으로 

조금은 수다스럽고 산만하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열하일기에 대해서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


당시의 상황을 소위 '고전 평론가'라는 그녀의 직업에 걸맞게 종횡으로 풀어내는 내용은 어떤 부분은 줄줄 쉽게 읽혀지고

또 어떤 부분은 산만하기까지한 해설을 차분히 정리해가면서 읽어야 하는 책인데 그래도 461쪽에 펼쳐진 저자의

구라  (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 를 읽는 재미는 솔솔하다.

유투브에 있는 저자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직설적인 그러면서 장황한 설명은 강의로 들으면 비교적 쉬운데

이렇게 책으로 읽으면 솔직히 조금은 산만해서 집중이 되지 않는 점도 있다는 개인적인 의견.


열하일기를 제대로 정독을 하고서 이 책을 찬찬히 읽는다면 저자의 구라에 같이 재미있게 공감을 할 수 있을텐데

열하일기를 읽은지도 오래되어 디테일한 내용도 가물가물하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렇다고 다시 지금

열하일기를 읽고 싶지는 않고...

유투브에 보면 저자가 열하일기에 대해서 강의한 것이 몇개 있으니 보고 또 술 친구 김교빈 교수( 인터넷에 보면 

동양 철학을 전공한 제법 유명하다) 가 열하일기에 대해서 몇군데서 강의도 했다는데 다음에 이 친구 만나서 

한번 썰을 들어보기로 하고...


창밖에 봄빛이 정말 화사하다.

오늘 토요일..예전 같으면 지금 이 시간에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텐데..

삶이 비정상으로 틀어지니 평범했던 지난 일들이 얼마나 소중했던 가를 새삼 생각하게 되니 삶의 진리란 얼마나

단순한 것인가..

 


아래 정말 멋진 인문학 강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