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산책길에서, 26 x 36 cm, watercolor and conte pencil, 2020
간만에 비가 그쳐 산책에 나선다.
해가 지면서 석양이 붉게 물들고 멀리 아파트 창에 불들이 하나 둘 켜지고 문득 머리위를 지나가는 전철을 보며
왠지 모를 쓸쓸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멀어져가는 전철의 불빛을 바라본다.
이런 느낌을 그림으로 옮겨보고 싶어 핸드폰으로 사진 몇장 찍어 내 머리속의 잔상을 살려 콘테연필과 펜 그리고
수채물감으로 그려본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김광균 시인의 '와사등' 이란 시의 한 귀절이 문득 생각나는 저녁 시간.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 ㅡ 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 ㅡ 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스케치( Sketch)'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케치 ) 북한산에서 (0) | 2020.09.11 |
---|---|
( 스케치 ) 해질녘 산책길에서 (II) (0) | 2020.08.09 |
(사생스케치) 사기막골에서 몇 점 (0) | 2019.07.28 |
(여행스케치) 축산항 스케치 (0) | 2018.10.31 |
(연필스케치) 보라매 공원에서 (0) | 2018.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