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난다 펴냄, 2018. 342쪽
평상시에 읽고 싶은 책을 찜해 놓았다가 한번에 7-8권을 구매해서 이 책 저 책을 읽는 독서 취향이다보니
이 책은 어떤 연유로 끌려 찜을 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만 한참 전에 ( 블로그 기록을 찾아보니 2017년에 ) 이 분이 쓴 " 밤이 선생이다" 라는 산문집을 읽고
물론 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글이 좋아 ' 황현산' 이란 이름은 기억하고 있어 이 분의 이름을 발견하고 또
찜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당시에 쓴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문학이야기 뿐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글을 쓰고 있는데 글이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하면서 탄탄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글 솜씨가 대단하다보니
솔직히 어떤 부분은 빡빡하기도 하여 숨이 가쁘다 - 특별히 내가 전혀 문외한인 문학이론 이야기가 나오면..
당시 ' 밤이 선생이다" 라는 책의 다음과 같은 서문을 읽어 보면 저자의 글쓰기 자세를 엿볼 수 있다.
" 나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내어,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내 글에 탁월한 경륜이나 심오한 철학을 담을 형편이 아니었지만, 오직 저 꿈이 잊히거나 군소리로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작은 재주를 바쳤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이번에 읽은 산문집 " 사소한 부탁" 은 2018년도에 발간된 책이다보니 문학에 관한 이야기 말고 시사에 관한
글들은 당시 박근혜 정권 말기의 이야기, 세월호 사건, 그리고 촛불혁명등에 관한 이미 한참 전의 일들이라서
특별히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당시 상황에 대해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고
또 사유의 깊이를 더하게 해주는 그런 글들이고 특별히 정제된 짧은 글들이다보니 글들이 흡입력이 있었다.
당시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는 우리 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한편 우려도 여기 저기 글에 쓰고 있는데
촛불혁명 정신이 허무하게 무너진 지금 2022년 한국의 현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튼 시중에는 정말 허접한 내용에 허접한 글재주로 쓰여진 책들이 범람하고 있는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노학자의 글을 소위
이 시회의 지식인이라고 나대는 많은 인간들이 읽고 각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책에서 한 귀절 ( 229쪽 )
" 한 지식 체계의 변두리에서는 지식이 낡은 경험을 식민화하지만, 오히려 중심부에서는 지식이 늘 겸손한
태도로 세상을 본다. 제가 무지 앞에서 서 있을 뿐 아니라 무지에 둘러싸여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공부하는 사람의 태도다 "
'책(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 대만 산책 (1) | 2022.08.14 |
---|---|
( 책 )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0) | 2022.08.04 |
( 책 ) 후설( 喉舌 ) (0) | 2022.06.29 |
( 책 ) 파피루스의 비밀 (0) | 2022.06.20 |
( 책 ) 최고의 영예 ( No Higher Honor ) (0) | 2022.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