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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 책 ) 저우언라이 평전

by ts_cho 2022. 12. 18.

저우언라이 평전, 정종욱 지음, 민음사 펴냄, 2020, 362쪽

 

Henry Kissinger 가 쓴 "On China"  ( 번역본은 "헨리 키신져의 중국 이야기 "라고 나와 있다 ) 에 보면 

저우언라이 ( 우리는 한자를 그대로 읽어 주은래 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 에 대해서 이렇게 평을 하고 있다.

"60여년 공직 생활에서 주은래보다도 더 강열한 인상을 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키는 작지만 우아한 자태며

표정이 풍부한 얼굴에 번득이는 눈빛으로 탁월한 지성과 품성으로 좌중을 압도했으며 읽을 수 없는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어 보았다.”

그동안  몇권의 근현대 중국사에 관한 책도 읽었지만 저우언라이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어

언젠가는 기회가 되면 저우언라이에 대한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게되어 일독한다.

 

저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주중대사까지 지낸 정종욱 교수인데 학창시절 이 분의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강의 제목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젊은 부교수로 진지하게

강의를 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어찌되었던 이 책은 저자가 학술서라기 보다는 그동안 나온 저우언라이에 대한 기록들을 정리한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우언라이를 연구하는 많은 중국의 학자들과의 면담 그리고 저자가 직접

저우언라이의 행적을 찾아가보기도 하며 기록한 내용들이라고 한다.

 

저우언라이는 그의 깨끗했던 삶과 투철했던 공인 정신으로 아직도 중국에서는 그를 높이 기리고 있는데

그의 오무( 五無  ) 의 삶이 후세에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한다. 다섯가지가 없다는 것은 사는 동안

후손이 없었고, 높은 관직에 있었으나 사사로움이 없었고, 당원으로서는 지나침이 없었고 많은 일을 하였으나

원한을 사지 않았고, 죽어서 시신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리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27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써서 깨알 같은 글씨로 꼬박 채워진 27개의 달력이 그의 이런 오무의 삶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의 역사와 함께 근현대사의 수많은 굴곡 속에서 내강외유형의 정치가로 독선적인 마오쩌뚱의

노선과는 다른 길을 걸었으며 합리적인 현실주의 노선 때문에 '타협주의자' 라고 매도되기도 하였지만

그의 빈틈없는 처세로 무난하게 2인자로서 초기의 혼란했던 공산당 정국을 끌고 나가서 중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총리로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우언라이 한 개인의 삶의 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 초기의 역사 뿐 아니라 미국과의

수교 과정 등 그리고 한국전쟁에  관련된 얘기까지  언급하고 있어 중국의 근현대사를 깊게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