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석영중 지음, 주식회사 열린책들 발행, 2021, 301쪽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를 전공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의 석영중 교수가 2021년 도스토옙스키의
탄생 200주년을 개인적으로 축하하고 싶어서 쓴 책이라고 저자가 밝히고 있는데,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해서는 굳이 더 언급을 할 필요는 없을테고
사실 러시아에는 정말 유명한 작가들이 많은데 예를 들면 푸시킨, 안톤 체홉, 투르게네프,고리키 등등
그동안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석영중 교수가 도스토옙스키에 대해서 강의 하는 것을 몇 편 본 적도 있고
학창시절 도스토옙스키의 소설들- 죄와 벌, 백야, 백치,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 등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도 있어
책방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구매한다.
러시아의 문학 특히 고전은 다른 나라의 문학과는 다른 무엇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런 러시아 문학의
특성에 대해서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의 김민아 교수는 아래처럼 쓰고 있어 여기 옮긴다.
"러시아에서 문학은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다. 작가는 사회의 양심, 민중의 스승, 예언자의 역할을 하였고 문학은 학대받고 고통받는 자들을 대변하고 전제정을 비판하며 사회 변혁에 앞장섰다. 작가는 진리와 정의를 위해 탄압받고 수난당하며
자연스럽게 이런 작가들에 대한 숭배, 신화화, 컬트화가 진행된다. 또한 작가는 사회정치 평론가, 사상가가 되기도 하는데 러시아 사상, 철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가 그 예이다.
그렇다면 왜 러시아 문학은 이처럼 극도로 사회화되고 이념화되었을까? 이는 러시아의 역사적 상황과 관련 있다.
시민혁명이 부재하고 19세기가 훌쩍 넘어서야 산업화가 시작된 전제 정치하의 러시아에서 개인이나 민중은 자신의
견해와 불만을 자유롭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문맹의 농노였던 러시아에서 작가가 문학이란 간접 형식을 취하여 전제정을 비판하고 민중의 생활을 그려내며 그 목소리를 대변하였던 것이다 (차르의 전제정은
이에 검열이란 철퇴로 대응하였다). 영성(종교성)과 함께 러시아 문학에서 드러나는 강한 도덕성 역시 이런 맥락과
관계있다. 러시아에서 문학은 삶(현실)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주제들- 불안,고립, 권태,권력,고통,모순,읽고 쓰기,아름다움, 삶, 사랑, 용서, 기쁨-을 중심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중에서 관련된 문장들을 200개 골라서 옮기고 하나 하나 마다 저자의 감상을 짧게 기록하는형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저자야 평생을 도스토옙스키를 공부한 사람이니 도스토옙스키의 대표 작품들 속에서
일부를 가져온 문장을 읽더라도 그 전후에 대한 내용이 훤하겠지만 우리같은 사람이 소설에서 한 부분만 갖고 온 문장을 읽게되면 재대로 전후 내용을 잘 알 수 없으니 저자와 같은 감동을 받기란 솔직히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것 같다.
전에도 이런 식의 책을 몇 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류의 책은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아무튼 책상 한편에 놔두고 가끔씩 여기저기 펼쳐 보면서 도스토옙스키의 문장을 음미하고 또 저자가 쓴 감상평도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저자가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여정을 따라가면서 썼다는 일종의
여행기인 "매핑 도스토옙스키"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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