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장편소설, 김희용 옮김, 민음사 발간, 2023, 677 쪽
허리 디스크로 지난 몇 달 침대에 누워 타블렛 피시로 유투브 동영상 이 것 저 것도 보고 음악도 듣고
시간을 보냈다.
우연히 유투브에서 박찬욱 감독이 HBO 에서 " 동조자" 라는 책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든다는 인터뷰를 본다.
베트남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또 당시 베트남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어 베트남에 관한 많은 책들을 읽어 어느
정도 베트남과 베트남 전쟁에 관해서는 알고 있다고 생각도 하지만 10여년이나 지속된 전쟁과 관련된
영화들이 주로 미국 위주의 흥미 위주로 되어 있어 상업주의가 전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억이 정확히 나지는 않지만 한번 미국으로 간 난민 가정의 문제점을 다룬 영화 CD를 호치민시 해적판 CD
파는 곳에서 우연히 사서 본 적은 있지만 책이나 영화로 그 전쟁의 후유증을 다룬 작품들은 별로 만난 기억은
없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출연한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 책은 여태까지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다른 책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고 또 일종의 스파이물이라고 하니 흥미가 생겨 당장 사서 읽어 본다.
베트남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으니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하게 되는데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스파이 내용이 아니고
미국의 베트남 침공에 대한 직간접적인 신랄한 비판을 해학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이다.
저자의 글솜씨가 대단하여 이 책으로 2016년 풀리처상을 수상한 바가 있으며 또 다른 유명한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비록 677 쪽의 두꺼운 책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좋은 책을 읽는 행복감이 크다.
책이 조금은 무겁다보니 누워서 들고 보는 것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지만 ㅎㅎ
이 책 이전에 미국에서 발간된 베트남 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전부 미국의 일방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미국인들이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지만 장장 10년의 전쟁이 남긴 상흔은 상상을
초월하여 미국은 베트남에 대한 사죄를 정말 많이 해야 할 것이지만 글쎄 미국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미국에는 베트남 전쟁 때 도피하여 온 베트남 사람들의 수가 200만이 넘는다는 자료도 있는데 물론 2,3 세대까지
포함한 숫자이겠지만 아무튼 그들의 디아스포라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접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한 디아스포라의 스토리는 전세계적일텐데 물론 대한민국도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 남북한이
나뉘어 지고 멀리 만주 북간도까지 우리 민족이 흩어지는 안타까운 역사가 있기 때문에 베트남의 디아스포라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뉴욕 타임즈의 이 책에 대한 북 리뷰를 보면 이 소설이 어떤 성격의 내용인지 잘 이해할 수 있다.
" 주목해야 할 첫 소설, 작가는 전쟁과 그 참상을 남다른 관점으로 제시한다. 그의 소설은 문학에 빠져 있던 부분을
채우고, 목소리를 가지지 못했던 것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한다. 미국화된 베트남인. 이 불균형한 인물을 그려내는
응우엔의 솜씨는 조지프 콘레드, 그레이엄 그린, 존 르 카레에 비견할 만하다. 스릴러이자 사회 풍자 소설로
엔딩에서 이 소설은 카프리나 장 주네에 비견할 만한 힘을 보여준다 "
저자의 신랄하지만 어두운 유머 그리고 페이소스가 가득한 이 내용을 박찬욱 감독이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었는지
궁금한데 한국에는 HBO가 없지만 누군가 또 유투브에 축약본이라도 올려 놓을 것을 기대한다.
( 박찬욱 감독과 작가와의 대담 동영상을 보면 이 작품을 재대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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