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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문산 마정리에서

by ts_cho 2013. 11. 12.


문산 마정리에서. Oil on oil paper, 24x32cm,2013


지난 주말 토요화우회팀과 함께 문산 마정리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전이 끝나고 한동안 그러니까 약 2주정도 그냥 왠지 모르게 공백상태가 지속되어 멍하게 지냈습니다.

아마도 개인전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에 정신줄이 풀어져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림을 그려야하는가 등등 이런 저런 생각도 해봅니다만 뭐 특별한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그냥 지금처럼 꾸준히 그리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지하는 마음입니다.


문산 마정리라는 곳은 자유로를 따라 북으로 끝까지 가면 나오는 마을인데 임진각도 가깝고 어쩌면 

북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기도 한데 무슨 연유로 여기를 사생지로 잡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낡은 

마을이었습니다,..

날씨는 오후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어 마음은 괜히 급하기도 하고 또 마을은 그냥 평범한 시골 마을이라 무엇을

그릴까 한참 생각하다가 언덕에 보이는 나무들을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큰 캔버스가 아닌 조그만 약4호-5호정도 되는 캔버스에 그릴때는 그래도 현지에서 완성시키는 그런 즐거움이

있고 그러다보면 소위 Alla Prima기법(한번에 완성하는 유화 기법)을 숙달시킬 수도 있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합니다. 

암튼 그리다보니 오후에 빗방울이 왔다갔다하여 어느 정도 그린후에 접고 나중에 집에 와서 완성하기로 하고

마을로 내려와서 처마밑에 앉아 연필로 몇장 뎃상 연습을 하였는데 이것도 꽤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너무 많이 손을 대면 현장감이 상실되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더하여 완성했습니다..

그런대로 느낌이 가을의 스산함도 느껴지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되어 흡족합니다.

다시 큰 캔버스에 옮겨볼까 생각중인데 글쎄 요새 또 야경 하나 그리고 있는것이 있어서 시간이 어떨지 

모르겠군요.


요새는 아마존에서 구입한 몇가지 유화교재를 공부하느라고 평상시에 관심이 많던 다른 주제들-사회학적인

주제들-에 대해서 전혀 책도 보지 않고 있어 스스로 정신이 둔해지는게 아닌가하는 우려도 듭니다.

그냥 그림만 그리면서 이성을 갈고 닦지 않으면 좋은 그림은 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새대를 사는 지식인으로서 글쎄 썩 좋은 자세는 아니것 같기도 합니다..

필립핀에서는 태풍으로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고 지옥과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곳에서 느긋하게 그림이나 그리고 있으니 그런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편 이 상황에서

무기력 아니면 무관심한 그런 현실이 나를 더욱 더 허무주의자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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