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 목암마을에서(2), Oil on Oil Paper, 24x32cm, 2013
점심식사을 마친후 오후에는 좀 더 원경을 그려보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항상 자신없어하는 한국의 평범한 경치...너무 대충 그리면 그 분위기가 제대로 나지 않고 또 너무 자세히
그리다보면 마치 소위 이발소 그림처럼되고...또 늦가을 대지는 전부 탈색되어 특징없는 색갈들입니다.
지금 그리는 캔버스도 5호정도의 조그만 종이라 사실 원경을 그리기에는 너무 작아서 그냥 대충 칼라 느낌만
잡기로 하고 그리다보니 너무 색이 탁하게 되어 별로 매력이 없는 그림이 되고 말았습니다.
집에 와서 전반적으로 색을 좀 밝게 칠해주니 좀 생동감이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카메라로 찍을 때 초점을 잘 못 맞추었는지 그림이 수채화같아 보이기도 하고 암튼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색을 더 밝게 하면서 또 잔 붓으로 디테일을 그리다보니 원래 목표했던 그림이 나오지 않아 좀 실망
스럽습니다..다시 한번 이 구도를 잔붓없이 느낌만으로 그리는 연습을 해볼 예정입니다.
경치도 좋고 또 구도도 좋으면 좀 잘못 그려도 그림이 그럴싸한데 한국의 늦가을 경치는 정말 잘 그리기가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사실 좋아하는 풍경(바다,항구,도시의 거리등등)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싶으나
그래도 토요일마다 이렇게 밖에 나와 자연과 하루종일 대화를 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여 그냥
주어진 대상을 열심히 그리다보면 어느날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요.
토요일 하루는 나의 내면과의 대화 그리고 자연과의 대화속에 일종의 나만의 명상을 갖는 시간으로
그림 그리면서 수많은 상념들이 머리속을 지나갑니다...
고갱의 그림 제목처럼...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고 또 어디로 가는가.....가을이 되면 더욱 더
시간의 덧없이 흐름을 절감하게 됩니다..
바람은 점점 멀어가고 그리고 그대 가는 길의
밤도 멀고 기다림이 사나이를 머뭇거리게 할지라도
걸어가라 일정은 끝나간다 가난한 자의
달빛이 이렇게 끝나간다..(가을의 말4 중에서, 최하림)
사진 몇장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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