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소내리에서. Oil on oil paper, 25x35cm,2013
지난 토요일(2013.11.30) 안성 소내리에 야외스케치를 다녀왔습니다.
늦가을 초겨울..날씨는 비교적 풀려 그림 그리는데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전날 과음한 숙취가 다 풀리지
않아 머리도 땅하고 몸도 피곤하여 그냥 오전에는 빌빌하다가 점심식사이후에 한 3시간정도 그럭저럭
그려봤습니다...늦가을 한국의 경치는 탈색이되어 평범하기 그지없었고 또 삼원색(빨강,노랑,파랑) 과
명도 조절을 위한 흰색만 갖고 그리려니 일전의 꽃 그릴 떄와는 달리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정밀묘사보다 나름 뭔가 새로운 느낌의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 보기 위하여 삼원색만 써가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분위기를 중심으로 그려 봤습니다..
아직 스스로 이런 식의 그림에 익숙치 않아 좀 어색한데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너무 생략하지 않고 또 너무
디테일하지 않게 하려는게 지금의 생각인데 이건 좀 너무 생략된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이런 저런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려보다보면 뭔가 제 마음에 와 닫는 그런 그림들이 나오겠지요.
벌써 11월도 지나고 이제 2013년도 한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참 세월의 빠름을 절감하게 됩니다...
일전 개인전 때 가평에 사는 친구 김은호시인이 최하림시인의 " 햇볕 사이로 한 의자가"라는 시집을 주었는데
거기에서 시 하나...
십일월이 지나는 산굽이에서
십일월이 지나는 겨울의 굽이에서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으며 가지를 느러뜨리고 골짜기는 입을 다문다.
토사층 아래로 흘러가는 물도 소리가 없다 강건너
편으로 한사내가 제 일정을 살피며 가듯이 겨울은
둥지를 지나 징검다리를 서둘러 건너간다 시간들이
건너간다 시간들은 다리에 걸려 더러는 시체처럼
쌓이고 더러는 썩고 문드러져 떠내려간다 아들아
너는 저 시간들을 돌아보지 말아라 시간들은 오는것도
가는 것도 아니다 시간들은 거기 그렇게 마른 풀과 같이
나둥그러져 있을 뿐.....시간의 배후에서는 밤이 일어나고
미로 같은 안개가 강을 덮는다 우리는 돌아 보아서는 안된다
아직도 골짜기에서는 나무들이 기다리고 새가 기다리고
바람이 숨을 죽인다 우리는 우리안에서 일어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오랫도록 걸음을 멈추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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