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수리산자락에서, Oil on oil paper, 24x32cm,2013
어제(2013.12.14) 날씨가 영하 8-9도 많이 추웠으나 전날 내린 눈이 아름다운 설경을 만들었을것으로 확신하고
중무장을 하고 출정했다...장소는 군포 수리산자락..날씨는 차가웠으나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한결 부드러웠고 그런대로 설경그림을 그리기에는 무난한 날씨였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한두번 미끌 꽝하고 산자락 인가로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고 낮은 지역에 자리를 잡고
시작하였다. 손도 시럽고 여러가지 불편한점이 많았으나 그래도 밖에서 찬공기 마시며 대자연과 호흡하며
대화를 하고 있는 나만의 명상하는 시간이 나를 황홀경으로 인도한다.
조금 떨어진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펑펑 내리고 있는데 그림
그리다 놓고 온 것이 왕 걱정..할 수 없지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니 아니나 다를까 그림위에 또 파레트위에 눈이 쌓여 입으로 세게 바람을 불어 날려도 이미 조금씩은 얼어서 엉망진장...이젤을 들고 옆에 있는 창고근처
처마밑으로 황급히 이동. 일단은 쏟아지는 눈은 피했으나 그래도 눈발이 계속 날려 물감에 같이 비벼지고...유화물감과 눈이 뭉쳐져서 뒤죽박죽 마치 빙수만드는 느낌도 나고..그래도 눈을 털어가며 일단락 지었다.
전체 소요시간 약 3시간정도.
오늘 보니 눈과 물감이 뭉쳐져서 칠해진 곳도 있고 또 서두르다보니 좀 미흡한데도 있어 현장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 손을 보고 완성..그런대로 현장감이 있는 만족스런 그림이 되었다..
같이 간 화우회분들중에 수채화를 하시는 분들은 밖에서는 물이 얼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식당안에서 창밖을 보고 그리고들 계신데 오늘 오랫만에 나오신 최광선 선생님은 역시 고수답게 창밖으로
내다보시며 수채화로도 멋지게 그림을 완성하신다..
눈이 오는 벌판에서 멀리 보이는 산과 나무들을 보면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또 한번 새삼 생각하게 된다.
엊그제 봄인것 같더니 벌써 겨울..영하 8도..벌판에 움직이지 않고 서있으면 체감온도는 훨씬 더 떨어지고..
그래도 이 추운날에 생계를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눈이 내릴 때 항상 떠오르는 내 애송시 하나..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눈.
최광선 화백님 수채화들..
그 동네 경치 몇장..
'유화(Oil Pain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첫 사생 작품(수락산 자락에서) (0) | 2014.01.05 |
---|---|
가평 경반리에서 (0) | 2013.12.22 |
포천 내리 왕숙천에서 (0) | 2013.12.12 |
Just Wine, 2013 Autumn Evening (0) | 2013.12.07 |
안성 소내리에서 (0) | 2013.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