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건강검진 결과를 갖고 의사를 만나러 갔었습니다..이제 나이가 나이닌만큼 몸도 옛날같지 않고
여기저기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한편 이게 당연한 자연현상이다 생각도 하지만 한편 젊은 시절 좀 더 건강에
신경을 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기도 했었습니다..그 땐 몸이 뭐 쇠라도 되는 것 처럼 막 굴렸었지요.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에 꼿혀있는 몇권의 책중에 아산재단에 관한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와서 보니
볼록볼록하게 점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점자를 사진이나 아니면 엘레베이터등에서 조금은 보았어도
이렇게 글 전체를 점자로 옮겨 좋은 것은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이 들어 제자리로 갖고 와서 한번 만져 보았습니다. 마치 맹인이 된 느낌으로 눈을 감고 이리저리 만져 보아도 손끝에서는 전혀 구분이 되는 느낌은 없고
단지 그냥 오돌도돌하다는 느낌뿐이었습니다.
생각해보았습니다..내가 만일 무슨일을 당해 시력을 잃고 이 점자를 공부해서 글을 읽으려한다면 손 끝에
이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촉각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피눈물이 나는 노력이 필요할까...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등골에 써늘한 전율이 흘렀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눈이 멀쩡하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인가하는 새삼스런 사실이 가슴에 뜨겁게 밀려오더군요
세상에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시력을 잃어 고생들을 하고 있는데.....
이런 점자를 읽고 공부하여 대학도 졸업하고 또 박사도 된 강영우박사 생각도 나고-최근에 돌아가셨고 동창회보
에 보니 그 부인이 저의 고교 선배여서 새삼 자랑스러웠던 기억도 있었지요- 정말로 인간의 능력과 의지는
어디까지인가하는 새삼 인간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습니다.
인간들이 벌이는 동물만도 못한 말종같은 짓들을 볼 때 저는 왕왕 신이 있다면 신이 창조한 피조물중에 인간이
최악의 피조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를 하곤 합니다만 가끔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새삼 인간이란 무었인가
그냥 단지 아이큐가 세자리로 가는 그냥 유인원의 먼친척인가하는 생각에서 정말 인간이란 무엇인가 뭔가
영적인 존재로 우리가 알 수 없는 다른 세계에 속하는 피조물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멀리 우주로 우주선을 보내는 인간의 지력, 점자를 개발하여 온갖 육체적인 시련을 극복하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인간...반면에 짐승만도 못한 짓들을 하는 한없이 이기적인 인간...What and Who is Human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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