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카페에 가서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마땅히 볼 책이 없어 망설이다가 뭐 좀
가벼운 책이 없나 보니 종이 여자 ( La Fille de Papier)라는 책이 있어 저자가 기욤 뮈소 ( Guille Musso)
라고 인터넷에서 많이 본 익숙한 이름이라 책을 들추어 보았더니..
기욤 뮈소는 그의 소설이 서양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고 또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인기작가인 모양인데 그래서 한번 읽어 보기로 했다. 마치 서양의 무라까미 하루키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은 비교적 심플하게 출발…판타지적인 내용이 그의 전매특허라는데 글쎄 뭐 그리 판타지적도 아니지만 아무튼 저자의 책 여주인공이 책에서 나와서 저자와 이런 저런 사건에 연루되어 풀어가는 얘긴데 장장 480 쪽 이상의 책으로 그냥 꾹 참고 읽다가 결국 중간에
포기하기로 했다..전편에 걸친 가벼운 말장난들이 일없이 페이지를 늘려 나가고
별 내용도 없이 엮어지는 엉성한 구성 등등…
웬만하면 잡은 책은 끝까지 보는 스타일인데 이 책은 읽으면서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책을 읽고 있는가 스스로 이해가 되지도 않았다..
요사이 황당무계한 판타지적인 소설들이 인기인 모양이다. 이게 요새 트랜드인가
싶기도 하고…영화도 그렇고..일전에 우연히 본 투와라이트라는 영화도 또 요새
마눌님이 열심히 보는 별그대라는 드라마도 그렇고 뭐 도저히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그렇다고 치밀한 구성도 없는 이런 류가 지금의 트랜드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무라까미 하루키도 처음에는 인간 내면의 어떤 감성을 담백하게 그려나가는 류의
글을 써서 한참 좋아해서 그의 책을 거의 다 사다시피 해서 열심히 보았는데
나중에 1Q84라는 책은 그냥 1,2권까지 보다가 집어 던지고 그 이후로는 하루끼와 이별했는데 그 1Q84에서도 이런 식의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등장하여 몹시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판타지적 소설이 뭐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좀 더 치밀한 구성을 가진 책들도 많은 모양인데 –헤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등이 그런 모양이니 그렇게 많이 팔려 졸지에 작가를 세계적인 부호로 만들어 놓았으니…
아마도 사람들이 현실의 삶이 너무 피곤하여 이렇게 판타지적인 세계로 도피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젊은 친구들이 현실의 세계를 피해 컴퓨터 게임의 환상적인 세계로 도피하는 것처럼
영화도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서 정말 불가능한 가상 현실을 그럴싸하게 우리 눈앞에서 재현시키고 있다. 나날의 피팍한 삶이 현대인들을 이런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이 책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이런 류의 글들이나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지금 현상이 과연 건강한 사회인가 의문도 들고.
.
책 말미에 써있는 저자의 메시지가 나를 또 한번 실망시켰다.
삶은 어차피 한편의 소설이니 그냥 꿈이나 꾸라는 식의…
그런 꿈은 실천 가능성도 없는 그냥 무의미한 환상일 뿐인데 그리고 남는 것은
허탈감뿐...
이런 류의 책을 읽다가 그만두고 이걸 왜 내 블로그에 써야 하는 의문도 생겼으나 그냥 내 삶의 과정에서 일어 났던 일과 그 때 생각을 남겨 놓고 싶어 쓴다.
책 속에 여기 저기 저자가 따 온 글귀들 중에 재미 있는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하나 ^^.
“ 한 여자가 인생 낙오자를 만나 멀쩡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성공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 여자가 멀쩡한 남자를 만나 인생 낙오자로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무조건 성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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