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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책(Books)

내게는 이름이 없다 - 위화 단편소설집

by ts_cho 2015. 7. 14.

 

                                   내게는 이름이 없다, 푸른숲 발간

 

일전 "허삼관 매혈기"( 이 블로그에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를 읽고 위화의 글솜씨에 매료되어 그의 책 몇권을

샀다. 단편(내게는 이름이 없다) 중편( 새상사는 연기와 같다) 장편(가랑비속의 외침).

일단 단편 소설집을 읽는데 허삼관 매혈기와는 다르게 그리 긴박감이 없어 천천히 읽다 보니 꽤 시간이

흘렀다. 보통 책을 사면 단숨에 읽어 치우는 스타일인데 요사이는 그림에 관련된 책들을 보느라고 그냥 놔둔지

꽤 시간이 흘렀다. 읽다가 놔두고 다시 읽으면 그전에 읽었던 단편들 내용이 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 별 특별할 것도

없는 내용들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위화는 1960년에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나서 이미 세계적으로 필명을 날리고 있는 작가로서 그의 글솜씨는

그가 고백한 대로 '설국'으로 노밸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의 작가 가와바다 야스나리에게서 섬세한 묘사를

배웠고 '변신'의 카프카에서 자유로움을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소설에서는 일견 엉뚱하기만한 사건들에 얽힌 주인공들의 얘기들은 카프카의 자유로운 정신에서

그리고 별 일도 아닌것을 눈에 보이는 것처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은 그런 배경이 아닌가싶기도 하다.

 

총 17편의 단편 내용을 굳이 여기 옮길 이유는 없고- 그리고 그 내용 자체도 그저 그런 평범하다 못해 이상스러운

내용들이므로-  단지 중국의 평범한 소시민들의 아무 특별할 것도 없는 이야기를

문학성이 있게 써내려간 어쩌면 인생살이에 설명은 부질없고 살아지는 대로 속절없이 살아가는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페이소스를 깔고 있는 글들이라는게 그의 작품에서 독자가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요새 그리고 있는 그림과 같이 관련지어 생각해보면 특별하지 않는 그저 그런 일상의 소소한 장면을

그리는 것에 마음이 끌리는데  그 이유는 그 속에 우리네들의 평범한 삶이 있고 그래서 한참을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것과 어쩌면 일맥상통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는다.

화려한 영웅적인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쩌면 화려한 경치를 그린 그림들과 같아 일견 끌리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식상하게 되고 결국은 일상의 아무렇지도 않는 그저 그런 이야기들 그림들이 오랫동안 우리의

사랑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하는 단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세상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인간 유전자 지도까지 만들고 있는데 지구 한쪽 구석에서는

이런 소설에 나오는 것과 같은 엉뚱한 일들이 비일비재한게 모순 덩어리의 인간들 사는 세상인데.

아무튼 그의 독특한 글솜씨는 아마도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동 근무시에 항상 즐겨 듣던 Tracy Huang의 노래들..지금도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사막의 황량함 그리고

내 젊은 시절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