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헤르만 헤세의 드로잉을 중심으로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독일의 대문호 Herman Hesse..한동안 잊혀졌던 이름인데 그의 유명한 소설들 "데미안""싯다르타""지성과 사랑"
"수레 바퀴 밑에서"등등...한참 감수성이 강하던 학창시절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소설들이다.
특히 데미안은 펭귄북에서 나온 영어 문고판을 거의 끼고 다니다시피 하면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틈만 나면 읽어보곤
했었는데 일전 책장 정리하면서 버릴 때 어찌나 마음이 찡하던지...
"지성과 사랑" 원래 이름은 "나르시스와 골드문트"인데 독서를 하면서 인생을 알아갔던 젊은 시절 써머세트 모엄의
"인간의 굴레"와 더불어 내 독서 편력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소설로 Herman Hesse 그 이름만으로도 나를 멀리
학창 시절의 추억속으로 데리고 간다.
그 전에도 헤세가 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어 궁금했었기 때문에 잔뜩 기대를 가지고 갔지만
사실 전시회에서 발견한 것은 대부분 조그만 엽서 크기의 드로잉들로 어떻게 보면 그런 소품 몇 점 가지고 전시회를
구성할 수 없으니 소위 컨버전스 아트라고 하여 그 그림들을 크게 동영상의 형식으로 여기 저기 벽면에 비추어서
분위기를 만드는 전시회이니 실제 오리지날 그림을 기대하고 간 나에게는 사실 실망스러운 전시회였다.
각국에서 발행되었던 헤세의 책들 그리고 그가 남긴 오리지날 원고들을 함께 전시하고 있어 그냥 헤세의 그림을
본다기보다 헤세의 예술세계를 음미하는 그런 시간이 되는 전시회의 성격이라고나 할 수 있겠다.
여기 저기 젊은 학생들이 편한 자세로 앉고 누워서 헤세의 그림으로 만든 미디어 아트를 즐기고 있는데 과연 그래서
얼마나 헤세의 예술세계를 알 수 있을까 회의가 든다.
워낙 책을 읽지 않는 요새 젊은 세대들이 데미안이나 지성과 사랑과 같은 작품을 읽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전시회..초대권으로 갔으니 다행이지 입장료 15,000원 내고 갔으면 많이 배가 아팠을 것 같다 ㅎㅎㅎ
전시장 사진 몇 장..
그의 그림 몇 점..
소위 이런게 컨버젼스 아트..조그만 그의 그림을 벽에 크게 움직이게 만들어 비추고 있다..
'전시회(Exhibi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시회)김동영 개인전- Embracing 연작 (0) | 2015.08.18 |
---|---|
폴란드 천년의 예술 (Polish Art: An Enduring Spirit ) (0) | 2015.07.24 |
환기 미술관을 찾아서( 김환기: 1913-1974) (0) | 2015.06.07 |
한희환 개인전 (0) | 2015.06.04 |
고 안영목 유작전 외 (0) | 201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