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황산도에서. 40.6 x 30.5 cm, Oil on Oil Paper 2016
황산도는 강화섬에 같이 붙어 있는 섬으로 초지대교 건너자 바로 아래 보이는 작은 포구로 바로 건너 보이는 대명항에
비해 아주 작은 지역인데 그래도 주말이라 제법 그런대로 찾아 오는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
오후 1시경에 그림을 시작할 때는 썰물이어서 물이 빠져나간 갯뻘이 스산하다.
사람들이 던져 주는 새우깡을 먹으려고 날라오는 갈매기떼 그리고 몇 척의 낚시배..
그런 분위기를 표현해 보고 싶어서 빠르고 간단한 붓터칠로 그려본다.
바닷바람이 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하고 아직 오월의 햇살도 따갑지만 그림에 몰입하면서 잊는다.
말이 바다라고는 하지만 서해안 썰물에 바닷물 색깔은 거의 황토색에 가까운데 오후5시경에 밀물이 되니
그런대로 물이 불어 바다의 느낌은 들지만 푸른 바다 물색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리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같이 그림 그리는 회원중에 한 분이
내가 강추해서 변월룡 전시회 갔다왔는데 그저 별로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여 어이없다 못해 기분이 많이
상했다. 그 화가의 성장 배경이나 그리고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레닌, 파스테르나크 등등에 대한
당시 구소련 볼세비키 혁명에 대한 이해, 그리고 고려인들의 처절했던 중앙아시아에서의 삶의 역사등에
관한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역사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있고 그림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았다면 감히 그런 식의 얘기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 중앙일보에 유홍준 평론가가 쓴 글에 변월룡은 우리나라에서 백남준급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얘기다.
문득 자신을 돌아본다. 나도 이해가 안가는 현대미술에 대해서 어쩌면 이해가 부족하여 남들에게 건방진
얘기를 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러운 일이다.
잘 모르면 그냥 조용히 있을 일이지 함부로 얘기할 일이 아니라는 타산지석의 지혜를 새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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