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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

(유화) 용인 갈담리에서 여름을 그린다.

by ts_cho 2016. 5. 29.

 

 

 

 

용인 갈담리에서 여름 숲을 그린다. 30.5 x 40.6cm. Oil on Oil Paper. 2016

( 그림 사진이 실제 그림의 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아쉽지만...)

 

날씨가 이제 완연히 여름으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아직 그늘에 있어도 푹푹 찌는 그런 여름은 아니니

그림 그리는데는 큰 지장은 없으나 화사한 빛이 눈에 별로 좋은 것은 아니라 그게 문제..

그렇다고 선글래스를 끼고 그림을 그릴 수도 없으니...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지만  그래도 주말마다 야외로 놀러 가는 인파는 여전히 많아 주말에 교외로 사생 가는게

요즘같은 행락철에는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사실 주말마다 경치 좋은 곳으로 사생지를 선정해서 가곤하지만 이런 때는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는게 상책. 

분당에서 조금만 가면 되는 곳이니 그리 차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좋다.

경치 좋은 것은 사실 그림으로 옮겨 놓으면 왠만한 실력 아니고서는 이발소 그림이 되기 딱 십상이다.

 

조용한 마을..몇가지 구도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특히 보리를 배고난 휭한 벌판 그리고 보리단 하얀필름으로

감아서 덩어리 만들어 놓은 것이 그대로 그리면 마치 어디 유럽 풍경 같은 느낌도 들겠지만 ..

양산도 갖고 오지 않았고 땡볕에 서서 몇시간 그리기에는 컨디션이 별로...여기 저기 뭐 그릴 것 없을까 마을을 배회하고 다닌다. 동네 개들은 짖어대고 동네 할아버지들 뭐 우리 동네에 그림이나 그릴게 있냐고 의아 신기해 하신다. 

이제 시골집 그리는 것도 별로 흥미도 없고 별로 마음에 드는 구도가 없어 일단 그늘에 자리를 잡고

가까이 보이는 곳을- 그곳에 있는 간이 화장실만 뺴고 주위에 있는 나무 몇 그루 조합해서 그린다.

 

요사이 조영남 화투 그림 때문에 메스콤이 시끄럽다.

그 아저씨(?)  행동거지들...티브이등에 나와서 촐랑대는 것,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것, 그 나이에도 시도 때도 없이

여자얘기나 하고 있는 것, 또 남에게 그림 그리라고 하고 한 점당 10만원만 주었다는 것- 돈 많다고 자랑이나 하지

말지- 미술 전공도 하지 않는 놈이 미술  전공한 화가들도 그림 잘 팔리지 않아 힘들게 창작활동하고 있는데 이 친구는 

그런식으로 해서 엄청 많은 작품을  팔아 돈을 번다는 사실에 자존심도 상하고 또 배도 아프기도 할것이고

- 우리 나라 사람들 섹터별로  폐쇄적인 배타성이 있는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 등등 그림 그 자체말고 다른

이슈들이 대중들에게 미운털이 박혀 매스콤의 좋은 타겟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점심시간에 조영남 얘기가 주제가 되다보니 같이 그림 그리는 사람들중에는 조영남이 와이셔츠를 내놓고 다닌다고

미워하는 사람도 있고 ㅎㅎㅎ

나도 물론 조영남의 그런 처신을  좋게 보지는 않고 있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그림은 다른 얘기라는 생각.

 

과연 그러면 자기의 그림이라는 것이 어디까지가 자기의 그림일까하는 문제는 현대미술에서 그리 쉽게 결론

낼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개념은 그림이란  자기가 그려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참전에도 바티칸 성당 벽화를  라파엘이나 미켈란젤로도 조수를 동원해 그린 적도 있고 또 이미 국내의

일부 유명화가들은 조수를 써서 그리기도 하고 또 세게에서 최고가를 자랑하는 데미안 허스트나 앤디워홀등도

남들 시켜서 그리는데 과연 그러면 조수가 아무런 자기의 의지 없이 시키는 단순작업을 했을때는 괜찮고

조수에게 어느정도 재량권을  주어서 그리게 하면 문제가 되는가..

물론 나도 아직은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는 있지만 어쩌면 지금 현대미술계에서 정말 중요한 논쟁 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디어만 주고 조수가 그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수백점이나 되는 작품들을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컨셉을

창조해서 여러명에게 작업을 시켰을까.. 그렇다면  천재도 그런 천재가 없는데 여기저기 초싹대고 쏘다니면서

언제 그런 컨셉을 창조해냈을까 하는 점에서는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예술가의 창조가 얼마나 인고의 작업일텐데....

 

근데 몇년전에 실제로 화투 그림 몇점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놀란 적이 있다..그 참신한 컨셉하며 구성을 보고..

꽃 그리는 화가도 많고 바다,거리, 건물등등 이런 저런 오브제를 그리는 화가도 많은 세상인데 그런데 화투라는 오브제를 조영남 개인의 전유물로 만든 그 창조적인 발상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주제를 잘 연구하고 공부하여 멋진 추상 미술로 승화시켰다면 뭔가 신선하고 독특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을텐데

물론 예술성은 별개의 문제..요새 미술계 트랜드는 뭔가 남들과 다른 유니크해야하는게 트랜드이니까...

어떤 면에서 그 친구 예술을 너무 쉽게 취급했다는 생각...노래하는 것을 보아도 평소 행동거지도 결국 가볍고

의도한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광대같은  수준에서 빙빙도는 것을 볼 때 사필귀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  알파고 바둑이후 갑자기 우리 곁에 무섭게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에 예술은 과연 어디까지 그 외연이 확장

될 수 있을까....이제  예술의 또 더 나아가서 문명의  파라다임이 바뀌는 시점에 우연치 않게  제기된 논쟁거리라는 생각.

과연 검찰에서 기존의 실정법으로 어디까지 어떤 식의 결론을 내릴까 궁금하기도 하고....

 

나야 물론 그런 이슈와는 거리가 먼, 혼자 끙끙거리면서 야외에서 바람 맞으면서 새소리 듣고 그림 그리는 행위

지극히 아나로그적인 삶에서 행복을 느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