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 첫날입니다.
새해 첫날에 류시화 시인의 시를 생각합니다.
아침 일찍 찬공기를 마시며 우면산에 다녀왔습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돌아보는 새는
죽은 새다" 라는 시귀를 기억하며 2018년은 보다 보람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과거에 매여 사는 우를 범하지 말고 미래를 살자고 다짐도 하며.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그러나 과거가 있어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으니 미래도 있는게 우리 인생이니 아무리 뒤를 돌아보지 말자고
해도 저같은 평범한 필부에게는 그게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지난날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 호연지기가 지나쳐 혈기가 넘쳐 생각만해도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만한 일도 많았고 또 어떤 때는 생각이 짧아 많은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인생을 다시 한번 살 수만 있다면 보다 더 충실하게 삶을 살아보고 싶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니 그냥
도종환님의 시귀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하고 스스로 위로하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는 과거의 수많은 일들이 만들어낸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일진데 기억이 있는 한
의지대로 과거를 그리 쉽게 잊을 수는 없을테니 지난 일들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 들이며 앞으로 남은 날들을 지혜롭게
살아야 할 일일 것입니다.
아침에 도종환 시인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을 다시 읽어 봅니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 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 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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