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서울편 2, 유홍준 지음, 2017, 창비, 481쪽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9권(서울편 1) 에 이어 서울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있는데 앞으로 두권을 더 써서 서울의
문화유산을 소개한다고 하니 또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까 마냥 궁금합니다.
이번 10권(서울편 2) 에서는 한양도성, 성균관, 무묘(武廟)인 동관왕묘(東關王廟), 근대 문화유산들이 어우러진
덕수궁, 그리고 조선시대 왕가와 양반의 별서( 일종의 별장) 들이 남아있는 자하문 일대에 관한 이야기들로
엮어져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한지 벌써 5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곳 대부분이 이름만 들어 봤거나 아니면 이름도
못들어 본 낯선 곳이어서 역시 지도를 보면서 답사기를 따라가다보니 앞으로 날씨가 풀리면 여기저기 찾아
가봐야 할 일이 꽤나 많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들뜨게 됩니다.
우선 덕수궁은 그동안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 수없이 많이 가보았어도 덕수궁의 역사에 대해 그리 많은 관심도
없어 그냥 스쳐 지나갔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덕수궁뿐 아니라 정동 일대의 역사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을
얻게 되니 새삼 더 정이 많이 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덕수궁의 원래 이름이 경운궁이었고 왜 경운궁이 덕수궁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동네가 왜 정동이라고 불리우는지
등등 역사적 사실을 알게되니 다음에 덕수궁에 갈 때는 아마도 궁을 보는 눈이 정말 달라질 것을 확신합니다.
일전에 유홍준 교수가 대담하는 것을 들었는데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책들이 꽤나 많은데도 어떻게 해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의견을 물으니 한 장소 장소마다 설명할 때 단지 역사적인 팩트만 기술하지 않고
마치 기행문을 쓰는 것처럼 본인의 감정을 살린 문학적인 성격이 강하다보니 답사기를 읽으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고 또 여태 10권씩이나 되는 답사기를 쓰다보면 그 형식이 반복되기 마련이지만 그래서 진부하게도 느껴지겠지만
이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형식을 다양하게 바꾸어 보는 노력했다고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궁궐 같은데를 가면 의례 볼 수 있는 설명서를 읽다보면 팩트의 나열에 지루함을 느껴 끝까지 읽지 않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팩트를 절묘하게 문학적으로 풀어나가고 있어 그 긴 시간 동안 베스트 셀러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튼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어떤 면에서 고전으로 자리 매김해 가고 있는 문화유산 답사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재조명되고 또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는 일은 정말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끝으로 덕수궁에 얽힌 역사적 비화들을 읽다보니 일본제국주의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그리고 역사에 끼친
해악에 새삼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사실 일제의 침략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남북 둘로 나뉘는 일도 없을 것이었고 물론 지금처럼 부질없는 이데올로기의 다툼도 없이 강소국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을텐데 지난 역사가 너무 아프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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