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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s)

(책) 시대의 소음( The Noise of Time)

by ts_cho 2018. 3. 19.


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장편소설, 송은주 옮김, 다산북스 펴냄, 268쪽, 2017


영화로도 나왔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라는 소설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 Julian Barnes)가 쓴 소설로 내용은 구 소련 스탈린 독재정권하의 실존 인물로 유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쇼스타코비치의 생애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1906년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쇼스타코비치는 워낙 유명한 사람이다보니 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소설은 당시 스탈린 독재하에 수많은 예술가들이 숙청당하고 힘들어 하던 시절에 쇼스타고비치는 체제의 요구에

순응하면서 예술활동을 하여 한편 기회주의자라는 비평도 있었는데 이 소설에서는 쇼스타고비치가 겪었을

예술가로서의 내면의 갈등, 자유와 속박, 예술가로서 정치와 줄다리기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상황을 소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게 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보니 책에 몰두하게 된다.


스탈린 독재시절 참혹했던 정치투쟁의 결과로 수많은 예술가들이 유배되고 고통을 겪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 바, 사실 우리도 1970년대 학창시절 박통 독재정권하에서 겪어 보았던 언론 사상의 자유가 심각히

침해받았던 경험이 있다보니 이 소설을 읽어 가면서 나오는 상황들이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쇼스타고비치가 자전적으로 기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가 예술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있는

부분에서 나오는 "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적인 속삭임이다" 라는 귀절에서 의미하는 바대로

시대의 소음이란 스탈린 독재하의 예술을 위협하는 시대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상황하에

쇼스타고비치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가면서 예술 그 자체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갈등 가운데서 합리화하는

내면의 세계를 잘 묘사하고 있다.


영국 소설가인 반스는 유럽의 유명한 문학상을 대부분 수상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세차례에 걸쳐 문예훈장을 

수상할 정도로 유명한 작가라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연 그 명성이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데

예술가가 현실세계에서 갈등하고 타협해 나가는 그 내면의 흐름을 정말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어 책을 읽으면서

이런게 정말 문학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된다.

이 작가의 책 몇권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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