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018, 373 쪽
얼마전에 "알쓸신잡"이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유시민, 정재승, 황교익, 유현준 이렇게 각분야가
다른 전문가들이 나와서 국내 각지를 여행하면서 서로 이야기하는 프로였는데 구성도 신선하고 또 참여한 네사람의
만만치 않은 전공지식으로 대화를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는 좋은 내용이어서 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한 프로였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유현준이라는 건축가를 알게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건설회사에 그래도 몇 년간 다니면서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도 해보아서 막연하나마
건설이 무엇인가 하는 감은 있었지만 그것은 시공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시공에 앞선 설계에 관해서는 별로
알 수 있는 기회는 없었고 또 그 범위를 좁혀 내가 내 집을 설계해서 산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건축 특히 설계에
대한 지식은 전무한 상태였으나 당시 그 프로그램에서 유현준 교수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건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영역이지만 우리 일반인들과 밀접하게 관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도 되었다.
사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의식주가 가장 기본이니 "주"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지만
내 환경에서는 그 "주"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형편은 되지 못했고 기껏해야 내가 살 아파트나 고르는 정도에
그쳐왔으니 건축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또 여유도 없었던게 대부분 일반 중산층의 "주"를 대하는
방식이 아니었는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요새 부쩍 도시의 획일적인 아파트의 삶을 떠나 교외에 전원주택을 지어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다보니
이제는 건축이 조금은 더 일반인들 곁에 다가온 느낌은 드나 아직도 거리감이 있던 차에 이 책을 읽으면서
"주"라는 것과 관련해서 건축에 대해 조금은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건축과 관련된 것들을 설명하려다보니 이런 저런 설명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조금은 과도하게
건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이야기들이 많아 개인적으로는 책이 산만하게 느껴지는 감이 있어 다 읽고 나서
다시 기억나는 부분을 찾아보려고 해도 재대로 찾을 수 없는 책 구성상의 약점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양하게 일반 생활에서 접하는 건축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또 그로 인해 생각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비교적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 제목 "어디서 살 것인가" 에 대해서는 어떤 동네 어떤 아파트 하는게 대부분 우리네 인식일텐데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건축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건축물이 담아내는 "삶"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과 건축은 서로 분리시키지 말고 그 안에서 어떤 삶을 만들어 내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철학이 있는
건축을 생각해 보자는 주장에 공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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