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배수아 옮김, 한겨레 출판, 395쪽, 2017
어떤 연유로 이 책을 골라서 읽게 되었는지 기억이 없다. 아마도 언젠가 한겨레 신문사에서 추천하는 책 리스트를
보고 또 배수아 번역자가 " 이런 것은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나는 매혹되었다. 나는 펄쩍 뛰어오를 만큼 매혹되었다"
라고 평을 해놓은 글에 흥미를 느껴서 인터넷 교보 보관함에 넣어 놓았다가 구매하게 된 것 같다.
아무튼 독일어권의 한 세기를 대표하는 그리고 스위스의 국민작가라는 저자의 글은 번역자의 말처럼 " 나도
이런 식의 글은 한번도 읽은 적이 없다" 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좀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영화상을 선정할 때 일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영화에게 상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은
감독이나 배우들 즉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선정해서 상을 주는 것도 있는데 이런 상을 받은 영화는 어딘지
일반 대중들에겐 좀 낯설게도 느껴지지만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 일텐데
이 Robert Walser라는 작가도 카프카나 헤세 그리고 로베르트 무질, 발터 밴야민이 열렬한 독자였다는 사실을
보면 어는 정도 위에 언급한 영화상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있는 생각을 해본다
그 이유인즉슨 이 책에 수록된 약 40여편의 단문들을 읽다보면 도대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고 어떤 글은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느낌의 글도 많은데 저자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작가로
데뷔하고도 지성인 사회에 쉽게 진입을 못하고 방황하면서 결국은 자살을 시도했고 또 실패로 끝나면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그의 평범하지 않았던 일생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의 말대로 일상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주시하고 그런 것들에 대해 자기의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두서가 없는 듯 써놓은 글들을 읽다보면
어떤 인싸이트도 발견하게도 되지만 글을 다 읽고도 대부분 머리속에 남는 잔상이 없는게 이 작가 글의 특색이라고
하니 솔직히 글을 전문으로 쓰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색다른 점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문학적 내공이
부족한 필부에게는 별로 의미가 있는 독서가 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다.
글이 그럴진데 굳이 의미를 찾으면서 읽을 이유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기는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내 취향이
아니었으니 솔직히 시간과 정성이 아까웠던 독서 경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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