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유혹( 상,하),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793쪽
일전에 "그리스인 조르바" 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서전을 읽고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그의
대표작중의 하나인 "최후의 유혹(상,하)" 을 읽다.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느꼈던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저자의 깊고 넓은 사유의 내공이 반영된 이 소설에 대해
완독을 하고 나서도 어떻게 나름 내 블로그에 기록을 남겨야할 지 선뜻 글이 써지지 않는다.
단지 내가 책을 읽고 여기 몇 줄 쓰는 것은 독후감은 아니고 스스로 기억에 뭔가 남기고 싶어서 하는 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만 그래도 이 작가의 책에 대해서 뭔가 써보고자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는 생각이다.
저자의 인생 역정과 사유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서양이 교차하는 크레타섬에서 터키의 식민지 시절 태어나서
자연스럽게 그리스도교를 출발점으로 하여 수도원에서 치열한 정진 그리고 나름 실망하여 니체의 초인주의에
탐닉하게 되고 다시 나아가서 불교, 그리고 레닌의 공산주의까지 그러나 결국은 그리스도에게 귀착하게 되는데
결국은 그리스도가 거짓된 구세주라고 여겨 거부했던 유혹들을 자기 나름대로 경험하며 깨달음 끝에 확신을 가지고
그리스도에게 귀화하였는데 그 결과로서 예수의 일대기를 이 장편소설로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당시 책의 내용이 교단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이단적이 이야기들이 있어 교황청에서 금서 목록에 올리기도
하였지만 당시 행동에 대한 욕구와 고행자적인 은둔 의식의 갈등으로 항상 정신세계가 분리되었던 저자의 지칠줄
모르는 사유는 예수를 투쟁에 몸을 바친 전형적인 자유인으로 묘사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당시 예수가 태어나던 상황은 유대인들이 로마에 의해 압제를 받고 있던 시절이라 민족의 해방을 위해 무력을 통해
이를 쟁취하려는 열심당이라는 조직이 있었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인데 결국 열심당이 그들의 지도자로 여겼던
예수가 무장봉기에 앞장 서지 않고 사랑을 외침으로서 당시 체제에 순응하여 이에 분개한 유대인들의 밀고와 모함으로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는 객관적인 해석하에 인간 예수가 갈등하는 고뇌를 그린 내용인데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엔도 슈사쿠가 쓴 "예수의 생애" 와도 일맥상통하는 흐름이 있지만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거의 800여쪽 가까이
쓰고 있는 이야기는 성서에 바탕을 두면서 마음껏 상상을 발휘하고 또 어떤 대목은 환상적인 기술까지 그 폭과
깊이가 감히 내가 여기 몇 줄로 언급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그가 평생 추구했던 "자유" 정신. 이는 그의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는데 당시 터키의 지배하에
있던 조국 크레타섬에서 영웅적인 혁명가들에 대한 동경 그리고 종교의 속박에서 벗어나라고 외쳤던 니체의 초인정신
나아가서 러시아 혁명정신에 대한 심취까지 인간이 자유가 되는 길은 투쟁뿐이라는 믿음으로 기독교 사상, 불교 사상,
베르그송의 생기론, 니체의 초인론, 그리고 공산주의 사상까지 복합적으로 반영시킨 그런 능력을 지닌 인간으로서
예수를 그려내고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용에 보면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사랑을 하고 또 성서에 나오는 인물인 마리아와 마르타와 결혼을 하여 현실적으로
가정과 순교사이에 고민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에수의 독신주의 그리고 그것 때문에 신부들도
독신주의가 기본이 되고 있는 그리스도교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인데 마지막 대목에서는 아주
절묘하게 예수가 꾼 꿈속의 일처럼 묘사되고 있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직 그리스도교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내 개인의 입장에서는 문학 그 자체로 받아들 일 뿐이다.
일전에 National Geography 채널에서 예수의 결혼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이집트 어디에선가 성서의 사본이
발견되고 거기에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여기에 상상력을 더해 2003년에 댄 브라운이란
소설가가 "다빈치 코드"라는 소설을 써서 세계적으로 히트한 적도 있지만 아무튼 예수가 독신이었냐 아니면 결혼을
했냐는 그리스도교 특히 카톨릭에서는 매우 중요한 팩트가 되어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예수의 가르침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는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책에 대해 두서없이 쓰다보니 과연 내가 제대로 이 책을 소화하고 있나 저으기 우려가 되는 마음이다.
사족 : 인터넷에 보니 The Last Temptation 이란 원제로 영화화가 된 적이 있는 모양인데 이 영화도 예수의 결혼
때문에 말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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