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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생각들

(생각들) 평면회화에 대한 두서없는 생각..

by ts_cho 2018. 11. 16.

 

 

별 의미없는 색깔 놀이, 9 x 12", Watercolor, 2018

 

수채화 그림 연습을 하고 파렛트를 닦기 전에 그냥 이런 저런 칼라로 별 의미없이 그려본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사각형 위주로 이 색 저 색을 칠하면서 물감이 번짐을 즐겨보는데 사실 이런 것을 

작품이라고 말한다면 예술에 대한 모독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요즈음 소위 평면회화에 대한 두서 없는 생각.

19세기 중반 카메라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눈앞에 보이는 경치를 그림으로 그리지 않으면 기억할 수 있는 별다른

장치도 없었고 당시 유럽에서 예술이라는 범주에서 엔터테인먼트라는게 생각해보면 음악 연주나 오페라 감상 

그것도 녹화를 할 수 없던 시절이니 그냥 들을 수 있는 것은 일부 호가사들의 전유물이었겠지만 그리고 화가들이 

그린 그림 그리고 조각 정도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왕실이나 부호가들이 그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 비싼 가격에 사주기도 하면서

평면회화가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겠지만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는 현대에는

과연 평면회화가 어떤 의미를 갖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이미 최첨단 티브이나 컴퓨터등을 통해 어떤 대상을 항상 그림보다도 잘 보관할 수 있고 

또 언제라도 꺼내볼 수 있으니 굳이 어설픈 솜씨로 그린 구상 작품을 선호해야할 특별한 이유도 없을 것이고

좋은 것이라고해도 자주 보면 싫증이 나는게 인간의 속성인데 아무리 유명한 명작이라고 해도 자주 본다면 

자연스레 다른 것을 찾게 될 것이고 그러나 반면 최첨단 전자 스크린을 이용하여 또 엄청난 메모리의 힘으로 

수만장의 멋진 경치나 정물 사진등을 수시로 바꿔가면서 볼 수 있는 시대에는 구상회화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지위를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카메라를 이용하면 아주 잘 찍을 수 있는 것을 그림으로 자세히 묘사하려면 그 노력이 이만저만이 아닐진데 

굳이 그렇게 해야할 이유도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상회화를 하는 화가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그리고 그런 수요도 자연스레 줄어들고.

그러면서 정밀묘사하는 그림은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데- 물론 극사실주의 그림들을 그리는

화가도 있기는 하나 냉정히 생각해보면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자세히 그릴 수 있을까하는 감탄 차원에서 말고는

과연 어떤 예술성이 있는지는 개인적으로 지극히 의문이지만 아무튼- 그러다보니 묘사하는 그림은 별로

보이지 않고 작가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식의 반추상적인 작품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것도 자주 보면 식상하게

되어있고 결국은 한참을 보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는 그리고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비구상 작품들이

어쩌면 현대에 수요가 있는 평면회화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 비구상의 경우도 생각해보면 컴퓨터를 통해 우리가 상상도 못하는 엄청난 환상적인 장면들을 생성할 수

도 있으니 그냥 그대로 하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위 마티에르, 질감이 있는 비구상

작품들이 어쩌면 그나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는데 그것도 요즈음 이야기하고 있는

3D Printer가 활성화돤다면  또 다시 생각해 보아야하지 않을까...

 

구상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냥 현장에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의 대상은 한계가 있고 또 그림 크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자연스레 극적인 장면 예컨데 야경, 비오는 풍경,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경치등등은 사진을 참고해서 

그릴 수 밖에 없는데 National Geography등을 보면 정말 극적이고 멋진 사진들이 많은데 어설픈 구상 그림보다는 

훨씬 더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 경우 밖에 나가서 그냥 이런 저런 경치을 그리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궁극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스스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냥 현장에서 자연을 보면서 그리는 행위 그 자체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어설픈 솜씨이지만 그냥 대상을 보고 이런 저런 색깔을 써서 묘사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린아이들이 모래를 갖고

장난하는 것과도 같은 행위일지도 모르겠고 또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가에 대한 기대감

그것이 결국은 현장에서 그림 그리는 행위를 정당화 시켜주는 나만의 지극히 주관적인 논리.

 

물론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보면 반론이 있을 수 있는 생각이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나도 인간의 창조 행위의

가치를 결코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 회화예술의 bottom line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결국 예술이라는게 나처럼 혼자 즐기는 행위를 넘어서서 그것으로 남들에게 어필하고 또 생활이 되어야한다면

현대 첨단 전자문명시대에 예술의 위치에 대해 좀 더 냉정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신문에 현존하는 화가중 최고가로 데비드 호크니의 아래 그림이 천억도 넘는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를 보고 

이 그림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그림일까 그리고 이런 현상이 과연 정상적일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돈이 엄청 많은 사람이 그 그림이 좋아 그런 가격에 산 것을 내가 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화가들이 그림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이런 현상이 예술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예술도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당연할테니 내가 감히 운운할 이유는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