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뉴스를 보다보니 소련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배치했던 군대 10만명 중에서 만명을 철수하면서
오늘 내일했던 전쟁 분위기가 많이 수그러지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서방언론에서는 연일 소련이 접경지역에
군비를 강화하면서 전쟁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었는데 소련 언론에서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가를 보면서 개인사나 국가간의 일이나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서 보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어 오랫만에 블로그 '생각들'이란 카테고리에 글을 쓴다.
1991년 소련의 붕괴에 따라 11개국의 공화국이 분리가 되었으며 그 중의 몇몇 나라들은 이런 저런 동맹이나
경제 연합등을 통해 소련과 그런대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분리된 공화국중의 하나인 조지아가 NATO에
가입을 추진하면서 소련의 불만이 고조되기 시작되어 군사적인 충돌사태까지 발생하였다.
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 의 설립 목적은 원래 소련의 팽창을 막기위해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
인데 소련연방이 해체되면서 소련권 군사동맹이었던 WTO ( 바르샤바 조약기구) 도 해체되어 NATO 해체설도
있었으나 동구권에 있던 나라들까지 NATO 에 가입하면서 오히려 그 위세가 강화되어 1949년 시작할 때
12개국이 지금은 30개국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를 소련의 입장에서 보면 NATO 의 동진은 소련 안보의 위협이 아닐 수 없는데 특별히 수백년동안 소련과
한 몸이었던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을 추진하고 있고 이미 NATO 의 군사훈련에도 참여하고 있으니
갈수록 소련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는 흑해 바로 위에 있어 우크라이나가 NATO 에 가입한다면 마치 미국의 대형
항공모함이 바로 소련의 턱 밑에 와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소련의 입장에서 보면 무언가
조치를 하여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리 무리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항상 소련은 적성국으로 남의 나라를 침공해 왔던 악의 나라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또 그런 일들이
일부 사실이기도 하지만 서방 국가들 특별히 미국도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그동안 이라크 침공등 크고 작은
수많은 전쟁들을 일으켜 왔던 사실들을 볼 때 국제적인 현실은 항상 냉정한 시각에서 봐야한다는 생각이다.
원래 소련연방이 해체될 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조지아,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NATO 가입을 적극 추진했으나 소련과의 갈등을 우려한 독일 프랑스가 이를 말렸고 영국이 중재에 나서
가입의 시기를 명시하지 않고 언젠가는 가입할 수도 있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 결국은 이런
어설픈 결론이 분쟁의 씨앗이 되어 이번에 소련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앞으로 사태가 전쟁으로 갈지 아니면 평화적인 해결책이 모색될지 어떻에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소련군이 일부 철수함으로서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다는 사실은 지극히 다행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경제가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 펜데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전쟁까지 벌어진다면 더욱 더
힘들어 질 것이 뻔한 사실이기 때문에 평화적인 해결이 지금 어느 때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접하는 서방언론들을 통해서 정보를 입수하고 또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사실을
보는 것에 익숙치 않은 점이 많이 있는데 가끔씩 영국의 가디언지나 프랑스의 르몽드 같은 언론에 나는
기사들을 읽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요즈음은 구글 번역도 거의 완벽하고 또 국내 진보 언론매체에도 가끔씩 번역이 되어서 나오니까 그런
글을 읽으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국제 현실을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글을 쓰는 김에 하나 더 쓰자면 우리가 배워서 기억하고 있는 2차 세계대전에 관해 간단히 몇가지 사실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참전국들이 승리를 기념하는 날을 정해서 매년 축하행사를 하고 있는데 서방 국가들은
8월 15일에 소련은 5월9일에 대대적인 행사를 하고 있다. 왜 날짜가 다른가는 인터넷을 찾아보면 알 수 있고.
아무튼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유난히 소련은 그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은 상당히 왜곡된 것들이 많은데 종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노르망디 상륙 작전과 원폭투하가 지나치게 부각된 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소련과 중국의 역할이 과소평가
되었다는 것인데 전후 소위 '자유주의 사관'이 강조되고 또 그렇게 교육을 받다보니 실제 종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역사적 사실들이 과소평가되거나 왜곡되어 왔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유럽에서 획기적으로 종전에 기여한 전쟁이 스탈린그라드 전투 ( 1942-1943) 인데 그 도시의 초토화를
대가로 소련군이 독일 나치의 5개 사단을 섬멸했다. 그리고 쿠르스크 전투(1943) 에서는 쌍방 정예 150만
대군이 결전을 벌여 독일 최강의 전투부대가 여기서 전멸하게 된다. 이 두 전투를 통해서 전세가 역전이 되었고
연합국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어찌보면 전쟁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스탈린그라드의 참혹했던 전투는 그동안 영화로도 만들어져 본 기억이 있는데 도시의
봉쇄에 따른 참혹했던 전쟁 중에 얼마나 그 도시의 시민들이 고통을 받았나를 생생히 표현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은 서방의 시각에서 1939년부터 1945년까지로 역사책에는 기록하고 있지만 사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그보다 훨씬 전부터 한반도와 만주지역을 점령하였고 1937년 중일전쟁을 벌렸으며 미국이 1941년
진주만 공습이후 참여할 때까지 소련과 중국이 일본과 엄청난 전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함으로서 결국은 일본이 항복하고 전쟁이 종결되었지만 냉정히 2차 세계대전을
분석해보면 '나찌즘"과 싸웠던 소련과 '파시즘"과 싸웠던 중국이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적 피해의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소련은 2,700만명이 희생되었고 중국은 2,000만명이 희생되었다.
미국은 40만,프랑스 60만, 영국은 45만명이다. 심지어 전범국가인 독일은 700만 일본은 300만이다.
즉 2차 세계대전은 미국,프랑스, 영국이 주도한 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로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이 마치 서방 국가들이 나찌와 싸웠던 전쟁으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소련과 중국의 '유라시아 전쟁'
이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소련과 중국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소련은 " 조국수호 애국전쟁' 중국은 '항일구국전쟁'이란 말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소련과 중국에서는 종전 기념일을 서방국가들과는 달리 성대하게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 엊그제 읽었던 "유라시아 견문" 에서 일부 발췌 )
굳이 여기서 2차 세계대전 이야기를 한 것은 지금 내가 알고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 정확히 맞는 것은 아닐 수도
있고 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자기 생각의 프레임에 갇혀 있지 말고 개방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문득 '역지사지'란 단어가 머리에 떠올라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고 글을 쓰게 되었는데
우리 한반도의 현실에서도 생각해보면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던 그 트라우마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보니 북한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경직된 것이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이제 남한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고 북한은 정말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열악한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나라이며 현대의 전쟁이라는 것은 군사력 뿐 아니라 경제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종합 전쟁이므로
북한도 이 사실을 익히 알고 있으니 그들이 핵무기에 매달리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다.
지금 북한은 중국말고는 지원해주는 나라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어 밖으로는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그 속내는 매우 답답하고 힘들 것은 명약관하한 사실일 것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북한이 또 다시
남침을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이겠지만 역지사지를 해보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차차 고립되어 가고 있는
국제 상황에서 외부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그나마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에 매달리고 있는 심정은 마치
코너에 몰린 맹수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는가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생각은 일없이 왜 서방국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겠냐하지만 그동안 가끔씩 나오는 북한 폭격설
그리고 이라크 전쟁, 리비아 전쟁등을 보면서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불안감은 또 이해 못할 바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무조건 항복하라는 식의 제안은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가 않은 이야기가
될 것이니 give and take의 전략으로 점진적으로 그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주면서 핵무장을 헤체시켜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을 달성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종전선언 추진은 상당히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현 정부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기가
짝이 없다.
내 블로그는 그림 이야기 그리고 독서의 기록을 중심으로 유지하면서 생각이 다를 수 있는 정치나 이데올로기
같은 주제는 생각이 많아도 굳이 쓰고 있지 않았는데 오늘은 문득 '역지사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내 생각도 정리할 겸 장황하게 쓰게 되었다. 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혹자는 내가 공산주의 국가들을
옹호하는가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세상일이란 거의 대부분이
상대가 있는 일들이니 항상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나의 주장에 대해서 나와는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고 나도 그런 분들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면 당연히 존중하고 경청을 해야 할 것이니 이 또한 "역지사지" 가 아니겠는가.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각들 )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대 (2) | 2024.02.02 |
---|---|
( 생각 ) 선거제도에 대한 단상 (0) | 2022.01.17 |
(생각들) 이 어려운 시절에 이 생각 저 생각을 (0) | 2020.03.22 |
(생각들) 2020년 새해 첫날에 (0) | 2020.01.01 |
(생각들) 2019년 새해 첫날에 (0) | 2019.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