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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write and draw to empty my mind and to fill my heart ..

유화(Oil Painting)582

(유화 ) 늦은 오후 늦은 오후. 23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일전 하산중에 해가 역광으로 아래 보이는 단풍나무 세그루를 비추는 것이 눈에 들어와서 그려보았으나 영 신통치 않은 그림이 되어 마음이 찜찜하여 다시 당시 분위기를 기억하며 느낌을 그려본다. 그리다보니 내가 의도한대로 그림이 되지 않고 그냥 이상한 그림이 되어 버렸다. 마치 늦은 오후 황사가 하늘에 가득한 그런 느낌의 경치가 되어버렸으니 ㅎㅎㅎ ㅠㅠ 살다보면 가끔은 이런 엉뚱한 일도 생기는게 다반사일테니 마음에 두지 않는다. 날은 일찍 저물고 창밖에 나무들이 이제는 그 잎들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세상은 온통 코로나 바이러스로 오염되어 가는 것 같고 이렇게 2020년 가을은 슬며시 왔다가 불현.. 2020. 11. 20.
( 유화 ) 가을 산행 중에 가을 산행 중에,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가을 산행 중에 나무들 사이로 오후의 화사한 풍경에 마음이 끌린다. 이런 경치를 이 느낌이 나도록 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빛은 순식간에 변할거고 또 물론 그림을 그리러 나온게 아니니 준비도 없고 아쉬운 마음에 연필 스케치 한점을 하고 사진을 찍어 집에 가서 그려보기로 한다. 핸드폰 사진으로는 그 화사한 분위기를 참고하고 배율은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르니 스케치를 참고하면서 나무도 좀 더 그려 넣고 그럭저럭 그려나가는데 아무래도 현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어 아쉽다. 11월..올해도 벌써 다 지나가고 있다. 팬데믹으로 모든 활동에서 제약이 있다보니 토요일 사생도 불참하게 되고 어떻게 하루하루가 .. 2020. 11. 13.
( 유화 ) 가을 들판에서 가을 들판에서,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가을의 시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음악 하나... 2020. 11. 5.
( 유화 ) 삼송 낚시터의 가을 삼송 낚시터의 가을,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가을이 깊어간다. 고교 동창 친구들이 낚시를 가는데 그 근처 경치가 좋다해서 화구를 챙겨 만난다. 그리 크지 않은 인공으로 만든 사유 저수지인데 이제는 더 이상 개방을 하지 않지만 주인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친구 두명은 낚시하고 나는 그림 그리면서 호젓하게 자연을 즐긴다. 점심때 같이 라면도 끓여 먹고 마치 야외 소풍 나온듯 화창한 날씨 가을을 만끽한다. 단풍을 그릴 때마다 원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림이 그려지는데 이번에는 조금 화려하게 그려보고 싶다. 아직 많이 그려보지 않아서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왔다갔다 한다 ㅎㅎ 그림도 그림이지만 그냥 이런 좋은 환경에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낸 행.. 2020. 11. 3.
(유화 ) 안개낀 가을 아침에 안개낀 가을 아침에, 9 X 12 ", Oil on Canvas Board. 2020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여 숲이 뿌옇게 보인다. 창문을 열고 서늘하지만 상쾌한 공기를 심호흡하며 가을을 느낀다. 문득 지금 우리의 삶이 코로나로 안개속을 헤메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안개가 걷히듯 그렇게 모든 것들이 빨리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안개 - 박정남 나무들의 숲에 안개가 내리면 나무들도 아랫도리가 보인다 나무들이 다 벗지 못한 옷을 안개가 벗기고 있다 안개 속에서 나무들이 불을 켜지 않는 것은 꽃들이 젖어 있어서 젖은 꽃들이 이대로는 내어놓고 싶지 않아서 이대로는 돌려보낼 수가 없어서 좀 더 기대어 울고 가라고 벗은 나무가 오래 안개 속에 서 있다 2020. 10. 29.
( 유화 ) 어촌 풍경 어촌 풍경, 23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충분하다. 이 몇 마디 단어들로도 충분하다. 이 몇 마디 단어들로 충분하지 않다면 이 호흡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호흡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이렇게 여기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삶에 이렇게 열려 있기를 우리는 거부해 왔다. 다시 또 다시, 바로 이 순간까지. 이 순간까지. - 데이비드 화이트 " 충분하다 " 전문 2020. 10. 26.
( 유화 ) 용인 해실리의 가을 -유화 연습 용인 해실리의 가을,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처음 그림을 시작했을 때는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이 현장에서 보고 그리는 것보다 편하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이 어렵다. 사진은 이미 3D 경치를 2D로 전환시켜 놓은 것이니 그대로 보고 그리면 그림이 되는 것 같지만 현장에서 육안으로 보는 것과는 명암도 색깔도 또 배율도 다르니 사진을 보고 그리다보면 영 느낌이 살지 않는다. 용인 해실리 가을을 찍은 사진을 가지고 유화로 연습 겸 그려보는데 사진이 크지도 않고 또 디테일이 잘 보이지도 않아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리다가 자꾸 조잡해지는 경향이 있어 심플하게 마무리해본다. 같은 사진을 가지고 해군 함장 출신인 김재주 선생님께 수채화로 그려보라고 .. 2020. 10. 17.
( 유화 ) 가을이 바로 저기에 가을이 바로 저기에,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항상 실수하는 것 중의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것이 많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작은 부분까지 묘사하게 되어 결국에는 그림이 유치해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그림에 몰두하다보면 그것을 간과하게 된다. 이번에도 그리다보니 자꾸 이것저것 그려서 그림이 이상하게 되고 있어 다시 14호 큰 붓으로 느낌 위주로 크게 크게 그리니 훨씬 그림이 그림답게 된다. 단순화 ( simplification ) 한다는 것은 그림 뿐 아니라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는 생각. 2020. 10. 11.
( 유화 ) 2020.9 월의 마지막 날에 2020.9월의 마지막 날에,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9월의 마지막 날.. 이제 계절은 완연히 초가을. 오후에 화구를 챙겨 나간다. 앞부분은 그런대로 그려가는데 뒤에 보이는 산을 그리면서 애를 먹는다. 바위를 그려야하나 아니면 그냥 단순하게 처리할까..이리저리 애를 먹는데 초가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미진하지만 황급히 마감한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가운데 어느덧 9월이 지나간다. 문득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 소리.... 2020. 10. 1.
( 유화 ) 계절이 지나가는 화창한 날에 계절이 지나가는 화창한 날에,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초가을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늦여름 모기들이 왱왱 귓가에 맴돌고 계속 물려고 하니 그림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아주 작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휴대용 모기 퇴치기가 있지만 몇번 사용해본 결과 별로 효과도 없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모기향을 피워 놓기도 하지만 난 그럴만큼의 정성은 없고... 그림자을 어떻게 할까하다가 진한 umber색보다는 cobalt violet grey 계통의 색을 칠하니 훨씬 화창한 빛과 그림자의 느낌이 잘 표현되는 것 같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중심으로 구상 화단이 상당히 활발한데 그곳은 워낙 햇빛이 강하다보니 그 쪽 그림을 보면 대부분 그림자을 이렇게 cobalt v.. 2020. 9. 24.
( 유화 ) 초가을에 진관동에서 초가을 진관동에서, 41 x 31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과음(?), 사촌동생과 가볍게 마신 술에도 다음날까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젊은 날 한참 술 좋아해서 마시던 양과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책을 읽어도 집중이 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시간이 지나가는게 안타까워 밖으로 나간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 동안에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시간의 흐름도 잊은채 그림에 집중한다. 이제 초록은 그 찬란하던 빛을 서서히 잃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지난 여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두시간반 정도의 작업이 끝나고 정말 놀랍게도 몸도 마음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맑은 공기 그리고 화사한 햇살이 주는 경이로운 치유의 능력! 2020. 9. 18.
( 유화 ) 인상 - 산 그리고 초가을 인상 - 산, 초가을. 25 x 35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항상 세상은 변화하고 있지만 주목하지 않으면 그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감탄사와 함께 그 변화는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아침 저녁 바람이 선선하지만 한낮의 태양은 따갑다보니 가을이 내 곁에 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엊그제 산행중에 스케치 몇 장 하느라고 자세히 쳐다보다보니 벌써 나뭇잎들이 조금씩 갈색을 띄면서 아 하는 감탄사와 함께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하고 불현듯 만감이 교차한다. 집에 와서 유화로 그리면서 그 느낌을 살려보고 싶어 붓 나이프 이런 저런 식으로 그려본다. 오늘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다. 정말 가을이다. 2020. 9. 13.
( 유화 ) 해이리 예술마을 해이리 예술마을,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일전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고 화창하게 개인 날 다녀온 해이리 예술마을... 주말 사생 때 다니던 평범한 시골 마을과는 경치가 달라 언제 한번 가서 그림을 그려봐야지 생각하면서 연습 삼아서 찍어온 사진과 머리속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그려본다. 아침에 LA 사는 친구와 카톡을 하는데 지금 며칠째 인근지역 산불로 하늘이 붉게 물들고 밖에는 온통 재투성이라고, Silicon Valley 에 거주하는 딸아이가 보내준 하늘이 연기와 더불어 빨갛게 물들어 있는 사진을 보니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고 맑게 개인 한국의 가을 하늘이 새삼 축복으로 다가온다. 캘리포니아 산불이야 매년 연례 행사라지만 갈수록 심해지는게 지구 온난화 때문이.. 2020. 9. 10.
( 유화 ) 북한산 북한산에서,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태풍 하이선이 오기 전 북한산 향로봉에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예정에 없던 불광사 쪽으로 하산하는데 우연히 뒤돌아 보니 바위가 여기저기 멋지게 어우러지는 산세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경치를 그려보고 싶어 핸드폰으로 사진 몇장 찍고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에 간단히 연필로 뎃상을 한다. 사실 그림은 현장에서 그려야만 그 느낌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계획에 없던 것이니 어찌 할 수는 없고 단지 핸드폰 사진은 광각렌즈로 찍어 원근이 너무 과장되어 나오니 스케치북에 현장에서 뎃상을 하면 나중에 사진을 보고 그리더라도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보이는 스케일대로 그릴 수 있으니 그나마 조금은 낫다. 막상 집에 와서 사진을.. 2020. 9. 9.
( 유화 ) 비 그친 오후에 비 그친 오후에,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비가 자주 내리다보니 북한산 계곡마다 물이 콸콸 흘러 내리고 평상시에 말라서 초라하게 보이던 개천에 물이 불었다. 빠른 붓놀림으로 한 장 그려본다. 구도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은데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림을 사진 찍으면 진하고 어두운 부분이 거의 검은색으로 나와서 실제 그림을 보는 것과는 많이 느낌이 다른데 그게 사진의 한계라는 생각. " 나는 가끔 예술가들이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자신의 임무를 찾기에는 너무 큰 허영에 빠져 있다. 그들은 다만 큰 것,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것에만 열광한다 .. 2020. 9. 5.
( 유화 )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며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며,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고온 다습한 여름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와 더불어 기록적인 장마까지...모두들 지쳐가고 있다. 항상 세상이 어수선하게 흔들릴 때면 다들 어려워해야 할 것 같지만 아이러니칼하게도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사람들과 오히려 수혜를 입는 사람들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두들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그런지 자기네들의 이해에만 급급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탐욕적이고 양보할 줄 모르는게 동물들보다 별로 나을게 없는 인간의 본모습인가.. 나는 기본적으로 어떤 특정한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스스로는 종교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와 대자연의 질서를 믿고 있기 떄문에 그런 면에서 종교적이라는 .. 2020. 8. 30.
( 유화 ) 북한산 그리기 북한산을 바라보며,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그전까지는 산을 원경으로 가볍게 그리곤 했는데 본격적으로 북한산을 가까이서 그리면서 새삼 밑천이 들어난다. 일전에 한번 시도하다가 엉망진창이 되어 다 나이프로 긁어버리고 포기했었는데 오늘 그 위에 다시 기억을 살려 그려보는데 아무래도 기억으로만 그리다보니 영 현장감이 없고 또 일반적인 산과 달리 바위가 많은 웅장한 북한산은 그 느낌을 제대로 살려 그리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럭저럭 완성했다고 한 그림을 보니 구도도 단순하고 붓터치도 천편일률적으로 단조롭고 영 마음에 차지 않는다. 새삼 뎃상력 부족과 함께 산을 제대로 볼륨이 있게 표현하는 방법도 신통치 않으니 아득한 일이다. 그냥 폐기할까 하다가 그.. 2020. 8. 26.
(유화) Little Violet Flower Little Violet Flower, 31 x 2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기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습도가 높다보니 끈적거리고 무덥게 느껴진다. 일전 꽃가게에서 뱅골 고무나무 두그루를 사면서 덤으로 얻어온 이름을 모르는 예쁜 보라색 꽃을 나이프만 사용하여 그려본다. 그림 그리기에서 항상 중요하게 언급되는 사항이지만 어디에서 멈추어야 할지 헤멘다. 나이프 그림은 어떻게 하는게 정석이다 뭐 이런게 없을테지만 글쎄 이렇게 해보는 것도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세상의 파라다임이 변하고 있던 차에 COVID 19이 그 변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생각. 물질적인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정신세계도 많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나게 느끼.. 2020. 8. 1.
(유화) 은평 뉴타운이 보이는 언덕에서 은평 뉴타운이 보이는 언덕에서,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오전에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이 잔뜩 흐리지만 더 이상 비는 올 것 같지 않아 화구를 챙겨 나간다. 일전에 소나무가 울창한 공원을 그리면서 봐 두었던 장소로 차를 몰고 가는데 차창에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지만 일단 마음을 먹었으니 그리고 두시간 정도 빨리 그리면 그런대로 큰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아 Go ! 하늘이 흐리고 간간히 빗방울이 캔버스에 떨어지니 마음은 급하고 결국 두시간 정도에 빨리 완성하고 화구를 접으니 드디어 비가 제법 오기 시작한다. 귀가 길 차창에 강하게 부딛치는 빗방울을 와이퍼가 씻어 낼 때마다 산뜻하게 보이는 전경처럼 왠지 갑갑하던 마음의 응어리도 씻겨 나간다. 요즈음 새삼 .. 2020. 7. 23.
(유화) 소나무가 울창한 공원에서 소나무가 울창한 공원에서, 41 x 33 cm, Oil on oil paper. 2020 지난 이틀동안 내린 비로 온 대지가 깨끗히 씻기니 공기도 쾌청하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자리를 잡다보니 썩 마음에 드는 구도는 아니지만 일단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이 의미가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난다는 기약도 없고... 어차피 그림은 혼자 그리는 일이지만 그래도 동호인들과 같이 어울려 그리던 그때를 그리워한다. 시대가 아프다. 우리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감수성이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 이해에 함몰되어 남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마져 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 낯선 행인이여 뒤돌아보오, 그대의 순수한 눈빛이 친숙하구나. 그대는 아마 젊은 날의 나인걸까. 우리가 항상 자신을 알아.. 2020. 7. 15.
(유화) 산 산, 41 x 33 cm, Oil on Arches Oil Paper. 2020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2020. 7. 8.